은묵정 隱墨庭 조성
한옥을 처음 지을 때부터 함께해 온 시헌이와 가족들께서
이 정원 앞에 마음을 내려두실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뭉글해져,
오이타 발코니에 오래 숨겨 두었던 만병초들을 모두 꺼내와 심었습니다.
숨겨진 먹빛의 정원, 이곳에 은묵정 隱墨庭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.
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듯 바라볼 수 있는 비파나무는 그대로 두었습니다.
그 곁에는 검은 공간에서 더욱 빛을 내며 중심을 잡아주는 검은 풀을,
그리고 몸짓이 크고 유쾌해 마치 검은 무대 위에서 춤추는 듯한 만병초로 자리를 채웠습니다.
이곳에 상상과 동심이 계속 일렁이기를.
이 앞에서 낭만을 찾고 풀과 나무처럼 유쾌한 이야기를 이어가셨으면 좋겠는 마음으로
은묵정을 조성했습니다.
2025. 9 가을날
隱 (숨길 은) 드러내지 않음, 조용히 감춰진, 은은하게 존재하는 상태
墨 (먹 묵) 먹빛, 검은 색, 동양 회화의 정신, 절제된 농담과 깊이
庭 (뜰 정) 정원, 마당, 사유와 머묾이 이루어지는 공간
은묵정(隱墨庭)은 드러내지 않되 분명히 존재하는 먹빛의 깊이와 고요가 머무는 사유의 정원입니다.
오이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