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Grow to Black, 검은 풀>
언젠가 손님이 묻는 '이 곳에서 가장 멋진 분재'에 대한 질문에 망설이다
기교없는 작은 풀을 가리킨 적이 있습니다.
풀 한 포기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알게 되리라는 마음으로요.
우리가 추구하는 멋은 복잡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으며,
쉬이 떠올려 마음에 그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.
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큰 것
가장 어두운 것이 가장 밝은 것
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려운 것
지금도 길을 걷다 아스팔트 사이에 핀 작은 잡초나 풀을 발견할 때면
간지러운 설렘을 느낍니다.
신비로움, 경외감과 같이 큰 울림을 전하는 오래된 나무와 달리
풀은 작고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만
가장 작고 소박한 것에서부터 반짝임이 시작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.
이예하 @yiyeha_
2024. 6/26 - 6/29
서촌 이예하에서 그림자처럼 어둡지만 강인하여,
목마름에도 추위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
검은 풀의 순수한 반짝임을 소개합니다.